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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데오도로에 위치한 올림픽 사격센터. 경기장 한 켠에서 연습하고 있는 북한의 사격 여자 25m 권총 조용숙 뒤에는 김용일 북한 사격 대표팀 총감독이 우두커니 앉아있었다. 아직 피곤한지 김 감독은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건넸지만 김 감독은 손을 두 번 흔들더니 고개를 돌렸다. 아무 질문에도 답을 안하겠다는 뜻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취재진을 상대하는 북한 선수단은 대부분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계속 문을 두드렸다. 북한 선수단이 하나, 둘 조용숙 주변으로 모이자 기자는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타사 사진기자도 옆에서 덩달아 셔터를 눌렀다. 그러자 김 감독은 “왜 우리만 자꾸 찍나, 다른나라 선수들한테도 좀 가라우”라고 외쳤다. 동포라 반가운 마음에 활짝 웃는 모습을 담고 싶다고 하자 김 감독은 조용숙에게 “활짝 웃으라우”라고 지시했다. 

한 번 물꼬가 트이자 대화가 이어졌다. 김 감독은 “우리랑 만난 거 알면 당신네 통일부에서 잡아가서 조사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기자는 “올림픽 취재를 온 것이고 북측 선수단도 똑같은 선수이기 때문에 어떻게 훈련하는지 보는 것뿐”이라고 염려말라고 했다.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에는 최룡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리우에 도착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 물었더니 김 감독은 “우리는 우리 일만 하고 열심히 성적을 내면 된다”고 말을 돌렸다.


이후 김 감독이 먼저 질문을 던졌다. 김 감독은 “남쪽에서 우리 용숙이 뉴스를 냈던데”하고 운을 띄우더니 “그런데 곱지도 않은데 곱다고 하면 어떡하나 얘가 민망하겠다”며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계속되는 관심이 부담스러웠는지 김 감독은 “시합 끝나면 더 얘기하자”고 했다. 이후 점심을 먹기 위해 선수단 휴게실에서 한 번 더 마주쳤다. 김 감독에게 “좋은 성적 기대하겠다”고 먼저 인사했더니 그가 “함께 잘해보자”고 덕담했다.


이후 한 걸음 떨어져 북한 선수단을 관찰했다. 이전과 달리 북한 코치진이 삼성 스마트폰을 쓰는 모습을 확인했다. 올림픽파트너인 삼성전자가 출전 선수 전원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하기 때문에 선수들은 하나씩 챙긴다. 하지만 이날 선수들이 스마트폰을 만지는 모습은 보지 못했고 리용남 코치 한 명만 삼성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다. 대한사격연맹 관계자는 “예전 국제대회에서는 제공되는 것이라도 한국 제품은 전혀 사용 못하게 했는데 이번의 경우 이례적이다. 북한도 흐름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