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북한 노동당 간부)은 정말 자본주의 경제의 모든 것을 공부하고 토론하는 것 같았다"

북한 노동당 간부들에 17차례나 경제 강연을 해온 독일 프리드리히 나우만 재단 발터 클리츠 한국사무소 대표의 말이다.

그는 12일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강연에 대한 북한 청충들의 반응을 전하며 "북한 노동당 간부들이 경제에 대해 어떤 질문을 하는지 아마 상상도 못할 것"이라며 "바젤협정(국제금융협정)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을 땐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1년에 최소 두 차례 씩 북한을 방문해 경제 강연을 해 온 그는 다음 달에도 평양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는 도시계획이나 분권화에 대해서도 설명하는 등 강연 주제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서 강연을 하면 노동당 간부와 관료를 비롯해 고위 인사가 100명 넘게 참석한다"며 "이들은 무역과 시장경제, 금융과 관련한 질문을 엄청나게 많이 해댄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 일정으로 계획했던 강연 일정이 '조금 더 해달라'는 북측의 요청으로 연장된 적도 많았다"면서 "질의응답은 보통 저녁식사 자리로 옮긴 이후에도 계속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7시간 넘게 세미나와 토론을 진행한 날도 있다"면서 "토론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을 때는 '사회주의 경제시스템이 앞으로도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같은 민감한 주제도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클리츠 대표는 최근 북한 경제상황과 관련, "북·중 경제협력 규모가 급속히 커지고 있다"며 "첨단기술 제품에 필수적이어서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몰리브덴 같은 금속은 지난해에만 8만 t이 북한에서 중국으로 수출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북한의 금강산관광 및 개성공단 수입 의존도는 낮아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만큼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남북관계를 빨리 정상화한 뒤 북한의 원자재 수입을 크게 늘리는 방식으로 교역을 확대해 윈윈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