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독수리 훈련·석탄수입 중단 등으로 수세

트럼프 '강경입장'에 맞대응하며 '협상' 끌어내려는 의도도

태영호 "스타일, 압박 가중되면 정면 돌파" 예상 맞아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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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북한이 6일 탄도미사일 4발을 쏜 것은 대내적으로는 체제를 결속하고 대외적으로는 '김정남 암살'의 배후로 지목되는 등 국제사회에서 궁지에 몰린 상황을 벗어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북한 김정은 정권은 현재 군사·외교·경제적으로 다방면의 압박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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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특수요원들이 유엔에서 금지한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사용해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을 살해했다는 의혹이 짙어지면서, 국제사회에서 김정은 정권의 잔혹성이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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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국은 김정남 피살을 계기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문제에 대해 검토에 들어갔다.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되면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가 아니라는 낙인이 찍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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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도 이 소식이 퍼지면서 김정은의 공포정치를 실감한 엘리트층이 '나도 언제 타깃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동요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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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난 1일 시작된 한미 연합 독수리훈련은 김정은 정권을 군사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이달 중순에는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비롯한 미 전략무기가 대거 투입돼 압박 수위를 높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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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해마다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해 탄도미사일을 쏘는 등 반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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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지난 2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제와 남조선 괴뢰들이 우리의 면전에서 위험천만한 북침 핵전쟁연습을 또다시 강행해 나선 이상, 우리 군대는 이미 선포한 대로 초강경 대응조치로 맞서 나갈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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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중국은 김정남 피살 직후인 지난달 18일 올해 말까지 북한산 석탄 수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경제적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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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흐름 속에서 김정은이 대내적으로는 탄도미사일 능력을 과시해 동요하는 주민들을 하나로 묶고 대외적으로는 압박에 절대 굴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미사일 발사라는 도발 카드를 꺼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태영호 전 주 영국 북한대사관 공사는 4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외부 압박이 가중되면 위축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정면돌파하는 게 북한의 통치스타일"이라며 "세계의 이목을 돌려놓기 위해서라도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같은 큰 도발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동시에 북한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도발했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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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는 북한의 바람과는 달리 협상보다는 제재와 압박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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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압박 수단으로 선제타격론까지 심심찮게 거론되고, 한국에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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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는 현재 대북정책을 재검토 중으로, 이달 중으로 그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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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 "미국은 북핵·미사일 위협을 막기 위해 군사력 사용과 북한 정권교체까지 포함한 새로운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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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트럼프 정부의 압박에 밀리지 않고 '강대 강'으로 맞설 것임을 보여주는 한편 트럼프에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성격도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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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그럼에도 미국이 강경 기조를 유지하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카드를 꺼내 다시 한번 판을 흔들려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