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파이낸셜타임스 보도

"카타르 건설현장에 2800번돈의 90%는 北지도층으로

北에 가족 볼모도망도 못가"

 

-北주민들, 그래도 해외로

'쌀밥·고기 먹을 수 있다' 자원김정은 집권 이후 2~3배 증가

월급은 北정부 계좌로 들어가

 

fnk_1114_00007.jpg

  

중동(中東) 카타르의 수도 도하 시내에서 북쪽으로 20㎞ 떨어진 루자일 신도시 건설 현장. 86000석 규모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메인스타디움과 최고급 호텔, 2개의 골프장 등을 짓는 공사가 한창이다. 인부는 베트남과 인도·네팔 등에서 온 아시아계가 대부분이다. 일몰 후 대부분의 근로자가 퇴근한 후에도 형광등 불빛 아래서 밤늦게까지 일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북한에서 온 근로자들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8일 이곳 현장 르포를 통해 "잠깐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자정이 되도록 일하지만 월급의 90%를 당 지도부에 바쳐야 하는 북한 인부가 카타르 건설 현장에만 2800명에 이른다" "세계를 무대로 노예제를 운영하는 북한 정권을 카타르 정부가 후원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12 "카타르 월드컵 현장은 노동 착취를 바탕으로 건설되고 있다"고 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북한 인부들이 하루 12시간 이상 일하고 받는 돈은 야근수당을 포함해 한 달에 3000리얄( 90만원) 정도. 하지만 실제 이들 수중에 들어가는 돈은 10~15%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이들을 파견한 북한 노동당의 외화 조달 창구인 '39호실'을 통해 김정은 제1비서 등 북한 지도층으로 흘러들어 간다. "북한 인부들은 당장 쓸 돈이 없다 보니 다른 국가 근로자와 달리 휴일도 숙소에서 보내고, 담배 살 돈을 현지 감독관에게 빌려 쓸 정도"라고 한다. 이런 경제적 어려움과 노동 착취에도 북한 근로자들은 도망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 북한에 가족들이 사실상 볼모로 잡혀 있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이처럼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들이 40여 개국에 65000명으로 추산된다"고 했지만, 북한 인권 관련 단체 등은 중국에만 9만여명이 넘는 등 총 15만명에 이를 것으로 본다.

 

그럼에도 해외 근무는 북한 사람들에게 선호도가 매우 높다. 그나마 해외에선 쌀밥과 고기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2년 김정은 집권 이후 해외 근로자 수는 2~3배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러시아에 벌목공과 건설 인부로 2만명이 나가 있고, 나미비아·콩고민주공화국·리비아 등 아프리카 건설 현장에도 7000여명이 있다. 해외 근로자들은 1990년대 초반까지는 직접 월급을 받았으나 이후 대북(對北) 제재가 심해지고 북한의 경제난도 가중되면서 급여를 북한 정부가 자체 계좌로 직접 송금받는 식으로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북한의 인권유린 상황이 최근 유럽에서 정부·의회·언론을 통해 부쩍 자주, 심도있게 알려지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은 지난달 일본과 함께 북한 인권 결의안을 작성해 유엔 총회에 제출했다. 이탈리아의 에밀리아 가토 참사관은 "국제사회는 북한 주민의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결의안 제출 이유를 밝혔다.(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