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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나이가 들수록 노동시장의 밑바닥으로 내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월 현재 비정규직 연령별 구성에서 50대 이상 중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40%대를 넘어섰다. 2007 28.9%에서 7년 만에 12%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20대와 30대 청년층 비정규직 비율은 45.2%에서 34.1% 11.1%포인트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비정규직 고령화는 앞으로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년간 증가한 비정규직은 179천명인데, 이 중 128천명이 60대 이상 노인이었다. 팔팔한 노인들이 노동시장으로 쏟아지고 있는 셈이다.

비정규직의 고령화는 저임금 문제와도 관련이 깊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최근중고령 저임금 현황과 특성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만 보이는 특이한 노동시장 구조로 중고령 노동자의 저임금 현상을 지목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저임금 노동자 비율은 20 26%에서 30 16.8%, 40 24.5%, 50 34.6%, 60 65.8%로 나이가 들수록 급격하게 증가한다. 반면에 미국은 2005년 현재 20~50대 저임금 노동자 비율이 연령대별로 37.2%, 19.2%, 17.2%, 16.4%로 점점 떨어지다가 60대 이상에서 28.1%로 조금 올라간다.

 

연구원은미국은 20대 청년층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기 전에 저임금을 받는 반면 우리나라는 별다른 노후대책 없이 퇴직한 고령층이 저임금 일자리에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고령자들이 질 낮은 일자리라도 구하지 않으면 생계유지가 어렵기 때문에 낮은 임금에도 불구하고 일을 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노인에게 노조는 그림의 떡?

 

노인 노동자들은 노동권을 침해당해도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2년 노인 5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노인집중취업 분야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에서 차별과 부당한 대우를 당했을 때동료와 의논한다”(37.4%)거나그냥 참는다”(29.2%)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노조에 상의한다는 응답은 고작 0.8%에 그쳤다. “노동부 등 관할 행정기관에 신고한다”(3.7%)는 답변보다 적었다.

 

노동계가 임금노동자 10명 중 3명을 차지하는 50대 이상 중고령 노동자 문제에 침묵한 결과다. 통계청의 3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임금노동자 18397천명 중 50대 이상 노동자는 5314천명(28.8%)에 이른다.

 

일하는 노인은 점점 늘어나는데 기존 노조는 이들의 노동권을 지키는 데 관심이 없다. 현재 직장에서 정년을 연장하는 데 급급할 뿐이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노인만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노조가 우리나라에 등장한 배경이다.

 

박헌수 시니어노조 위원장은정년퇴직 후 막막했던 경험이 시니어노조를 결성하게 된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한국노총 원로들이 만든 퇴직자총연합회와 사단법인 은빛희망협회 같은 시니어단체들도 있지만 구속력이 없어 여러 한계에 봉착해 있다노년세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적 교섭권과 단결권을 보장받는 노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년유니온도 교섭권 때문에 노조라는 조직형태를 선택했다. 고현종 노년유니온 사무처장은각종 노인 복지와 노인 정책과 관련해 정부를 상대로 교섭하기 위해 노조라는 성격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노년유니온과 시니어노조 모두 직업유무에 관계없이 50세 이상 노동자를 조직대상으로 한다. 정부를 상대로 노인 정책에 대한 단체교섭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같다.

 

하지만 가는 길은 조금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시니어노조의 조직확대 모토는현직은 반드시 전직이 된다는 것이다. 지금 현직에 있는 50세 이상 노조간부를 비롯해 노동계 출신 원로들을 주측으로 조직의 기반을 넓혀 간다는 구상이다. 이에 반해 노년유니온은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노인들이 대거 가입하면서 정부 노인일자리사업 확대와 기초노령연금 같은 노인복지 정책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