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로 서울대 교수 "북한 교인들, 앞으로의 역할 크게 부상할 것"

 

 

“반드시 남한교회와 똑같은 방식으로 예배를 드려야만진짜교회이고, 남한과 조금 다르면가짜라고 정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그렇게 따지면 남한에서 교회에 출석하는 신자들 중에는가짜가 없겠습니까?”

 

북한의 공인교회인 봉수교회와 칠골교회를 설명하며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HK교수는 이따금씩 목소리를 높였다. 너무나도 쉽게거짓’ ‘가짜라는 딱지를 붙여버린 한국 교회를 향해 하는 소리 같았다. 10여 차례 이곳에서 예배를 드렸다는 김 교수는 3일 저녁 분당 할렐루야교회에서 진행된 평화통일아카데미에서 자신의 생각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탄탄한 연구가 뒷받침되었기에 더 거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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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기 할렐루야 평화통일아카데미가 열리고 있다. 분당 할렐루야교회. 김병로 교수

 

 

가짜 딱지 붙이는 행위는

공인교회 교인들 두 번 죽이는 일

 

현재 북한 당국이 인정하는 교회는 봉수교회, 칠골교회, 그리고 513개의 가정예배처소를 말한다. 김 교수는 이를공인교회라 분류하고이 교회들이 북한 당국에 장악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의 신앙에 대해서 함부로 가짜라고 말할 근거는 빈약하다고 말했다. 철저하게 교육받은 가짜 교인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박이 이어졌다.

“왜 북한에서 쓸 데 없이 당원들에게 기독교 교리를 가르치면서 가짜 교인을 만들겠습니까? 몇몇 그런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옛날부터 기독교 가족에서 태어난 사람들입니다. 기존에 기독교인이라고 낙인찍힌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해서 등록을 시킨 거지요. 그렇다고 그들의 신앙이 가짜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북한에서는기독교인으로 낙인찍히면 차별을 받는 사회다. 어려서부터 기독교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교육받기 때문이다. 10여 차례 공인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는 김 교수는그곳의 교인들은 북한 내에서도 정말 못사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그들을 가짜라고 배척한다면 그들은 북한과 남한에서 이중적 차별을 받는 불행한 사람들이 되고 만다며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될 문제라고 못 박았다.

 

보통 공인교회를가짜라고 말하는 사람들은시편이 구약에 있나, 신약에 있나?’라는 질문을 그곳 교인들에게 물어봤더니 몰랐다, 그러니가짜이다라는 식으로 결론을 내린단다. 이런 판단들에 대한 김 교수의 입장은 분명하다. “성경지식이 낮다고, 신학적으로 무지하다고 폄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봉수교회에 5년 간 다닌 외국인과 칠골교회에 1년간 다니다 탈북한 사람을 인터뷰해매주 예배를 드린다는 사실과외부 손님이 오면 더 경직되곤 했다는 증언을 듣기도 했다. 또한 그곳에서 직접 예배를 드릴 때 교인들에게 직접 묻기도 했다. 대화를 다른 쪽으로 주도해가려는 사람도 몇몇 있었지만, 대부분의 교인들은 몰래한 대화를 통해 2대째, 3대째 신앙인이거나 그들과 친인척 관계임을 고백했다.

 

 

지하교회 활동 분명히 있다.

하지만…

 

공인교회와 마찬가지로 지하교회역시 쉽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게 김 교수의 입장이다. 분명한 활동이 포착되는 만큼가짜라고 규정할 근거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보탰다.

 

지하교회는 북한 당국의 눈을 피해 활동하고 있는 교회다. 이들의 수치는 남한의 선교단체들마다 천차만별이다. 수천 명에서 수십만 명까지 차이가 나는 실정이다. 그만큼 지하교회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불가능하다는 방증이다. 김 교수가 특별히 우려하는 것은 지하교회가 1997년부터 정보요원들의 침투공작에 상당부분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황장엽 망명 이후 보위사령부(96년 조직)에서 탈북자 침투반을 운영하면서 선교정보를 조직적으로 입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북한의 정보력을 고려할 때 북한 내 지하교회가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현실은 아니라고 말했다. 오히려 북한의 정보기관이 지하교회 루트를 역이용하며 외화벌이를 하는 등 문제점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에 진짜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물질을 지원하는 데는 지하교회가 가장 강력한 통로가 될 수 있는 만큼신뢰 있는 조사가 계속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느슨하지만 신앙의 뿌리를 지키는

그루터기교회

 

그루터기교회는 전국적으로 5~10만으로 추정되는 신앙인들로 북한의 공인교회로 동원되거나 지하교회와 연결되어 활동하고 있다. 월남한 기독교인들의 후손들이나, 박해 때 순교한 신앙인들의 후손이다. 북한 당국은 이들 사이에서 신앙의 뿌리가 깊게 내려지는 것은 달가워하지 않지만,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신앙활동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용인하고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분석이다.

 

이들을교회로 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엇갈린다. 이날 함께한 허문영 평화한국 대표도그루터기교회는 교회로 볼 수 없다. 이들을 이끄는 목사가 없기 때문이다.”라며 다른 의견을 냈다. 또한 그러다 보니 토속적이고 기복적인 신앙과 맞물려 부작용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그러나이들 그루터기교인들은 거주제한 등 비당원보다도 더 많은 제약과 차별을 받으면서도 묵묵히 신앙을 지켜 나가는 사람들이다. 아울러 북한이 개방된다면 이들의 역할은 더 크게 부상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인교회, 지하교회, 그루터기교회 모두 북한 사회와 교회를 다시 세우는 데 주도세력이 될 잠재성이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유코)

 

 

 

 

프리엔케이 - 국제/선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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