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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예술단 공연은 곧 중앙당의 메시지다. 당과 대중의 접점이 없는 북한에서, 이들 사이의 괴리를 엮어주는 게 예술단의 역할이다.


북한 전문가인 박태상 한국방송통신대 국문학과 교수는 “당의 메시지가 예술단을 통해 대중에 전파된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예술단 공연을 대중에게 선보이려면 중앙당 선전선동부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경우에는 직접 시범 공연을 챙겼을 정도로 체제 선전효과와 예술적 완성도를 면밀히 점검했다. 중앙당이 승인하면 짧게는 2~3일에서 길게는 10일 정도 평양과 대도시에서 공연을 시작한다.

그런 다음 지방순회공연에 나선다. 지역에서 인기를 끈 다음 대도시로 진출하는 자본주의 국가의 공연 유통 구조와는 정반대다. 예술단 공연을 철저히 중앙에서 기획ㆍ통제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예술단의 지방순회공연은 북한 주민들에게 큰 인기다. 탈북자 김현정(가명)씨는 “중앙당에서 도당, 기업소로 예술단 공연표가 배포되지만 간부에게 우선 지급된다”며 “표를 빼돌려 10배 가격에 암표로 팔기도 한다”고 증언했다.

극장과 작업장은 하나다

지방순회공연까지 끝나면 이번엔 매스미디어를 동원해 공연을 본격적으로 홍보한다. 방송에선 예술단 공연을 중계하고, 신문은 노래의 악보와 가사를 싣는다. 직장 내 당 기구는 휴식시간에 노래를 배우게 하고 직장대회에서 따라 부르도록 주문한다. 대중매체를 통해 공연을 다시 보고 직장에서 다시 노래를 배우는, 이른바 주입식 반복학습이다. 이렇게 학습된 대중들이 공연장에서 예술단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은 북한식 예술선동정치의 결과물이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일터에서는 회사 내 예술선전대가 공연을 한다”며 “이들은 노래를 배우게 하고 메시지를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해외선전도 예술단의 몫

북한 예술단의 활동은 북한 내로 한정되지 않는다. 정권의 선전을 위해 주기적으로 해외 공연도 갖는다. 주로 러시아와 중국 등 공산주의 기반 국가들이 그 무대다. 다만 해외에 나갈 경우 예술단원을 엄격한 기준으로 분류한다. 공연하는 국가에 친인척이 거주하고 있으면 안 되고, 적대계급과 불순계급의 출신성분을 가진 예술단원도 해외공연에선 배제된다.

탈북 가수 한옥정씨는 “해외서 탈출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더 정치적으로 준비된 사람을 선출한다”며 “해외 공연 시 예술단원들에게 ‘대렬 관리’라고 부르는 집단을 만들어 화장실도 다같이 다니게 하면서 서로를 감시한다”고 했다.(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