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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 29일 캐나다 토론토시에 있는 캐나다 한인구세군 교회, 예배를 마친 후 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생일축하 노래를 부른다.

 

이날은 탈북민 이영희씨의 딸 샤론이의 첫돌, 부모형제가 없는 샤론 이의 첫돌잔치를 구세군 교회 교인들과 장대현 교회에서 함께 차려주었다.

 

“축”자가 새겨진 커다란 생일 떡을 한가운데 놓고 생일축하 노래를 부른다. 생일축하 노래를 마치자 이영희씨는 5살 난 아들과 딸을 꼭 껴안고 촛불을 끈다.

 

온 교인들이 서서 축복의 박수를 보내는 가운데 돌잡이가 시작되었다. 돌잡이는 일반적으로 북한에서 돌잔치를 할 때와 같이 아이 앞에 여러 가지 물건을 놓고 잡게 하여 장차 아이가 무엇이 될지 알아보는 축하 놀이로 그래도 부모들의 관심이 크다.

 

이번 샤론이의 돌잔치는 일반 가정이 아니라 교회에서 하는 것이라서 구세군 교인들이 특별히 여러 성경에 있는 글귀들을 모아놓았다. 모두가 샤론이가 무엇을 잡을지 궁금해 했다. 이윽고 사회자가 뽑은 샤론이의 성경구절을 읽는다.

 

“한나와 같은 기도의 사람, 한나가 이르되... “한나는 기독교의 성경에서 이스라엘 민족의 위대한 지도자를 낳은 어머니이다. 참가자들은 모두 기적적으로 북한을 탈출해 이곳 캐나다에서 태어나 첫돌을 맞는 샤론이가 한나처럼 탈북민 사회의 자랑스러운 2세로 훌륭히 자라날 것을 축복했다.

 

이제 20대 중반의 이영희씨는 18살 때 북한 청진에서 탈북 해 한국을 거쳐 이곳 캐나다로 왔다. 그가 5살 되던 해에 어머니는 먹을 것을 찾아 어디론가 사라졌고 그는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철을 만드는 공장에서 아버지 친구들과 함께 지내야 했다. 공장의 철 공구나 쓰레기가 그의 장난감이었고 아버지는 먼지가 나는 공장 한구석에서 철 냄비에 죽을 끊여 이영희씨를 키웠다.

 

그러던 그가 먼저 북한을 탈출해 한국으로 오면서 가정이 너무 그리워 일찍 결혼을 한 것이 또 다른 불행인줄 몰랐다. 갓낳은 첫 아들을 안고 남편의 폭력을 피해 이곳 캐나다에 왔을 때 이영희씨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이곳에서 아들의 첫돌을 아들과 함께 자그마한 케익을 놓고 외롭게 보냈다.

 

이씨는 그렇게 아들에게 잘 못해준 것이 정말 마음 아팠다고 말한다.

“그때는 상황이 너무 안 좋았어요. 돈이 하나도 없어 케익만 사가지고 혼자서 애기 꼭 안아주고....“이영희씨가 아들에게 더 미안했던 것은 아들의 첫 돌을 함께 축하해주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세상에 오직 홀로라고 생각했던 그에게 4년이 지난 오늘 이씨의 주변에는 그의 사연을 알고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났다.

 

장대현 교회의 김대겸 목사는 2년 전 이영희씨를 알게 된 다음부터 친 부모나 다름 없이 그의 생활을 구석구석 돌보아 주고 있다. 이번에도 큰 생일 떡과 음식을 마련해 정말 남부럽지 않은 돌잔치 상을 마련해주었다.

 

그 동안에 참 힘들게 아이들을 키우고, 내가 볼 때 정말 대단한 여자예요. 좀 미안하기도 해요. 겨울에는 애들 데리고 시장보기도  어려운데...그런 것을 잘 견디고 애들을 잘 키우는 것이 대견스럽지요

 

탈북민 이정철씨는 샤론이의 생일잔치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친 혈육처럼 따듯이 축하해 주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교회에서 무료로 차려주고, 교회사람들이 친구가 되어주고, 친척이 되어 주고, 모가 되어주고 북한 같으면 누가 그렇게 차려주겠어요. 다 자기 돈이 있어야 옆에서 그렇게 해주지요.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그렇게 해준 다는 것은 북한에서 보면 참 생각도 못할 일이지요

 

이 세상 모든 아기들이 맞는 첫 돌이지만 샤론이에게는 특별했다. 그의 엄마도,오빠도 받아보지 못한 수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바로 샤론이가 이 자유의 땅에서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FA - 캐나다 장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