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와 봉사 다음으로 공부를 가르친다.

- 윤동주 우리들학교 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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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청소년은 북한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말한다. 하면 중국에서 중국 아버지와 불법신분인 탈북자엄마 사이에 태어난 아이는 뭘까? 정확히 말하면 중국청소년이다. 아버지가 중국인이고 또 태어난 곳이 중국이어서 그렇다.


중국에서 태어난 아이가 엄마의 손을 잡고 한국에 들어왔다면 탈북청소년일까?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다문화청소년이다. 일반적으로 다문화가정이라면 외국이성과 결혼을 한 배우자의 가족을 말한다. 북한동포는 외국인이 아닌 우리 민족이다. 그들이 외국이성과 결혼을 하여 만든 가족은 탈북다문화가족이다.


비록 정체성은 다소 혼란스럽지만 이들도 분명 통일 대한민국의 시민권자임이 분명해 보인다. 또 언젠가 오고야 말 통일을 대비하여 이들도 통일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로 준비하기 위한 교육도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보여 진다.

한 해 평균 대한민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포함한 탈북청소년은 대략 150~200명. 한국을 전혀 모르는 이들에게 한글과 국사를 포함한 정상적인 교육을 가르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그것을 실행하는 탈북다문화청소년대안학교인 ‘우리들학교’를 찾아 윤동주 교장선생을 만났다.


- 자신을 소개해준다면...


1977년 5월생이다. 올해로 꼭 마흔 살인데 불혹의 나이라고 한다. 1997년 한세대학교에서 신앙과 신문방송을 전공했다. 2011년부터 한세대학교 한세대학원에서 신학을 전공을 하였으며 현재는 휴학 중이다.


- 북한에 관심을 가진 시기는


1998년 다니던 교회에서 북한을 돕는 교인들을 알면서부터이다. 주로 교회장로, 권사, 집사들인데 북한선교부에 소속된 그들이 매주 바자회를 하고 헌옷 수집을 하였으며 쉼터 등을 운영하면서 거기에서 나오는 수입금으로 북한선교를 하였다. 중국에서 떠돌아다니는 탈북자들과 꽃제비들을 돕는 일이었다.


- 쉽게 이해를 했나?


좀 혼란스러웠다. 당시 KBS와 MBC에 대표적 북한프로그램인 ‘남북의 창’과 ‘통일전망대’가 있었다. 물론 지금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내보내는 내용물은 북한의 조선중앙TV에서 나온 것을 보여주었다. 북한방송에서는 인민들이 전부 행복하게 살고 사회주의가 최고라는 내용만 나오지 않는가? 그런 것만 보다가 교회에서 하는 북한돕기운동을 보니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래서 어떻게 했나?


우연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탈북난민보호운동본부장을 맡은 김상철 변호사를 알게 되었다. 그 분의 단체에서 하는 봉사, 세미나, 포럼 등에 참석하면서 중국내 탈북자들의 심각한 사정을 알게 되었다. 기억에 남는 일은 2년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탈북난민인정 서명운동을 벌려 1180만 495명의 서명을 받은 것이다.


- 탈북학생들에 대한 관심은?


김상철 변호사를 알고 북한인권운동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불쑥 들었다. 2003년 통일을 준비하는 대학생연합 약칭 ‘통준대연’을 만들었다. 각 대학에 있는 탈북학생들과 함께 통일운동을 하려는 목적에서다. 첫 모임에 50여 명의 탈북대학생이 참석했는데 당시에는 대단한 규모였다. 너무 순수한 탈북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들을 위해 성실히 봉사해야겠다는 생각을 깊이 가졌다.


- 탈북자동지회 운영위원 이었다.


지난 2004년경에 대략 1년간 하였다. 사단법인 탈북자동지회는 황장엽 선생이 생전에 만든 단체로서 상징적인 탈북민대표 단체이다. 여기서 활동하면서 탈북민들 특히 청소년들의 현황을 더 잘 알게 되었다. 오늘날 내가 탈북청소년 교육자로 활동하는데 필요한 지식과 상식 등을 그때 많이 터득하였다. 

 

- 우리들학교는 언제 만들었나.


지난 2010년에 설립하였으니 올해로 8년 차이다. 설립초기 자원봉사 선생은 15명이었고 학생은 25살 난 탈북남학생 1명이었다. 학생들의 나이는 10대부터 30대까지 천차만별이다. 학교 교과목에는 초등교육부터 고등교육과정까지는 물론 직업전문학교 교육도 있다. 학생들 중에는 북한태생 학생도, 중국태생 학생도 있으니 일종의 국제학교이다.(웃음) 현재 학생 수는 50명에 가깝다. 

 

- 다른 대안학교와 차이가 있다면...


수업시간이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며 기숙사가 없고 등하교식 학교다. 학생들이 어른들처럼 출퇴근하며 사회생활을 체험한다. 또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이나 교통비도 주지 않는다. 아침, 저녁은 간식이 있고 점심식사는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만들어 제공한다. 중요한 건 학생들 입학 때 술·담배 안하겠다는 서약을 받는다.


- 고생도 있었겠다.


학교운영에 돈이 적지 않게 든다. 2011년 공공기관의 급식제공 예산이라도 받고 싶은 마음에서 구청을 찾아갔었다. 그런데 불미한 일이 생겼다. 당시 학교는 불법미인가사조직 및 시설로 판정이 되어 입주건물에서 퇴거명령을 받았다. 당시 봉천동에 있었고 지금은 보다시피 신림동으로 이사 왔다. 행정적인 실무를 잘 몰랐던 실책이었다. 지금은 통일부 등록 비영리단체로 되어있다.

- 본 학교에서 우수학생이 있나.


박은실(가명) 학생이다. 9살 때 북한을 떠나 중국에서 16살까지 살았다. 이 학생의 학력은 무학이다. 즉 초, 중, 고 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다. 북한에서는 생활이 어려워서 중국에서는 불법신분이어서 그랬다. 지난 2015년에 우리 학교에 와서 초중고 공부를 마치고 2년제 직업학교를 갔고 의상디자이너가 되었다.


- 또 다른 학생은 누구인가?


중국에서 태어난 이상근(가명) 학생이다. 이 학생은 13살 때 엄마 손잡고 한국으로 왔다.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그에게는 어쩌면 외국이나 마찬가지다. 도중에 중국으로 돌아가려는 생각도 몇 번 했었던 그는 이듬해 우리 학교에 입학했다. 남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한 그는 1년 만에 한글을 마스터했고 초중고 검정고시를 마쳤다. 현재는 일반 고등학교에서 전교 부회장을 하고 있다.


- 윤동주 교장 선생의 교육관은 뭔가


학생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기 전에 어려운 사람에게 배려하고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부터 가르친다. 다시 말해 바른 인성과 도덕, 윤리를 가지도록 학생들에게 요구한다. 공부는 그 다음이다. 공부는 조금 못해도 부모에 대한 효도,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 이웃을 돕는 미덕이 있다면 그 학생은 멋진 사람이다. 

 

- 어떤 때 보람이 드나.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자신들이 받은 사랑에 감사함을 알고 그것을 되돌려주려고 할 때가 제일 보람이 든다. 우리 학교는 매년 4~5회씩 봉사활동을 한다. 그때마다 어김없이 몇몇 졸업생들이 찾아와 함께 봉사를 한다. 그걸 보며 내가 이 맛에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불쑥 든다. 작년에는 대통령이 주는 ‘북한이탈주민지원유공자상’을 받았는데 그때도 정말 보람이 들었다.

 

취재 - 림일 탈북작가